
우리는 엄마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을까?
평생을 나누며 살아온 ‘정동분’이라는 역사, 에세이 『61년생 정동분』
우리는 대개 나의 어머니를 한 인간으로 바라보기보다 '엄마'라는 역할로만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엄마에게도 우리처럼 서툴고 치열했던 청춘이 있었고, 거친 세상을 온몸으로 버텨낸 자신만의 이름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딴지일보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구술생애사 시리즈를 묶어낸 송주홍 작가의 에세이 『61년생 정동분』입니다. 아들의 시선으로 기록한, 역사가 기억하지 않는 평범한 여성의 위대한 노동사이자 가족사입니다.
나누고 또 나누었던 '나눌 분(分)' 자의 삶 주인공 정동분(鄭東分)의 이름에 새겨진 '나눌 분' 자는 그녀의 평생을 대변합니다. 국민학교 5학년, 열두 살에 학업을 중단하고 살림을 시작해 대구 직물공장, 통조림 공장, 제화공장을 거쳤습니다.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식당일과 가사도우미를, 그리고 예순여섯이 된 지금도 새벽 5시면 일어나 병원 청소노동자로 일합니다.
그녀의 삶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그림자 노동'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새벽 마당 쓸기, 메주와 배추 절이기 등 환산되지 않는 가사노동 속에서도 피를 나누지 않은 조카들을 거두고 주변에 기꺼이 밥과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거창한 미사여구 대신, 묵묵한 행동이 유일한 사랑이었던 사람 작가는 어머니에게 사랑이란 거창한 문학적 표현이 아니었다고 고백합니다. 매일 밥을 차리고 걸레질을 하며, 먼저 떠난 친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구체적인 행동과 습관이 곧 그녀만의 투박한 사랑의 모양이었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엄마를 비로소 사랑하는 계기였으면 좋겠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겼던 부모의 발자국과 익숙함에 가려진 성실한 시간의 무게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 늘 곁에 있어 부모님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모든 자식들
- 거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우리 어머니들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한 분
- 화려한 허구보다 묵직한 사실이 주는 날 것 그대로의 감동을 느끼고 싶은 분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책 리뷰]-“당신이 내 소설을 읽는 순간, 기적이 시작된다” 『우리동네 도서관』이 건네는 뜻밖의 헌사 2026 (0) | 2026.05.26 |
|---|---|
| [책 리뷰]-후회없는 삶을 위한 단 하나의 질문,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2019 (0) | 2026.05.10 |
| [책 리뷰] "운명을 바꾸는 감정의 비밀" -열심히 사는데 왜 제자리일까? 당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단 하나의 열쇠 2026 (1) | 2026.05.01 |
| 책 리뷰-<일상 채우기 기술>🛠️ "열심히 사는데 왜 공허할까?" 나를 되찾는 '빼기'와 '더하기'의 공식 2022 (0) | 2026.03.02 |
| 책 리뷰-알간지 <더블 클릭> "쫄지 마, 인생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프로그램 클릭이야" 2026 (0) | 2026.02.14 |